Dr.박 이야기

넷째가 태어나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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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지원
18.08.28 21:4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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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압둘라, 둘째 오마르, 셋째 마리아에 이은 넷째가 오늘 새벽에 태어났다.
히잡을 쓴 한국인 엄마는 나와 함께 네 아이를 그렇가 잘 낳아주었다.

새벽녘이라, 애들은 자고 있었다. 출산되기 바로 전에 마리아가 깨어서, 소리소문 없이 엄마 침대 옆에서 엄마가 조용히 동생을 낳는 모습을 엄마도 모르게 지켜보았던 것이 아마 오늘 새벽의 제일 예쁘고 사랑스러운 장면이었던 것 같다. 너도 아직 아기인데... 더 조그만 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그렇게 방해하지 않고 볼 줄 아는구나... 넷째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째 압둘라 녀석도 깨어서 동생을 흘끔 보더니 '와' 한마디 하고 다시 침대 아래쪽으로 가더니 누워 잔다. 아기가 태어나고 무슬림인 아빠는 새벽에 못했던 예배를 탄생의 집 구석에서 무릎을 꿇고 조용히 하고 방으로 들어온다.

전날 엄마는 일찌감치 짐을 싸서 탄생의 집에 들어왔다. 먼저 세 아이의 출산 경험에 비추어, 이슬이 비치고 금새 진통이 생기고, 손상 없이 출산을 해왔던 터라, 그녀는 일찌감치 본인 몸의 신호를 이해하고 있다. 아이들과 아침 일찍 도착해서, 쉬엄쉬엄 기다리다가 세 아이들이 지루해 하니 아빠는 아이들을 데리고 긴 시간 코엑스를 다녀왔다. 그 새에 엄마는 진진통이 생기기 전에 충분히 쉬어야 하니, 모처럼 아이들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푹 잠을 자 두었다. 진통은 전혀 오지 않았다.

다음날 자정 무렵부터 그렇게 자궁 수축이 시작되었다. 슬금슬금... 부부는 조용히 아이들을 재우고, 넷째 아이의 출산을 기다렸다. 그들은 여느 하루처럼 예배도 하고, 아이들과 잘 놀았고, 저녁도 잘 먹고 나서, 잘 쉬다가, 그렇게 소란스럽지 않게 넷째를 맞이하고 있었다.

새벽녘에 탄생의 집 앞에 신발장에 놓인 압둘라, 오마르, 마리아의 신발을 조르르 보니까 정말 정겹고 그리운 마음이 들었다. 너무 바빠서 산전 진찰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세번의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엄마가 아이에게 해줘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정말 잘게 되었다. 기본중의 기본이 가장 어렵다는 것도 말이다.

4.15kg의 공주가 태어났고, 회음부의 손상은 하나도 없었고, 태반은 슬그머니 피도 얼마 나지 않고 그렇게 나왔다.

넷째가 나오던 그 하루가 그렇게 가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동생이 태어나던 하루, 아빠에게는 예배를 드리던 순간의 그 하루가 말이다. 닥터 박에게는 늘 궁금한 또 한명의 새 생명이 태어나던.. 그 하루가 그 넷째 덕에 열리고, 그 하루가 이렇게 가고 있다.

by Dr.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