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에 관한 은밀한 이야기] '자연주의 출산'‥아이와 고통을 기꺼이 함께 하겠다면..

지수희 기자

입력 2015-11-22 00:00   수정 2015-11-22 23:31




지난 5월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가 딸을 출산한 후 10시간만에 하이힐을 신고 대중 앞에 나서면서 케이트 미들턴의 출산법이 화제가 됐다.

케이트 미들턴이 선택한 출산법은 `최면 출산법`

최면 출산은 산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무통주사`를 맞지 않고 산모가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고통을 최소화 하는 `자연주의` 출산법이다.

한국에서도 몇년 전부터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엄마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처방하는 `무통주사`가 아이에게 영향은 없는지? 10개월을 어두운 곳에 있다가 태어나자마자 수술방의 눈부신 형광등 빛에 노출 되는 것이 아이보다 의료진을 위한 환경이 아닌지? 갑자기 숨통(탯줄)을 끊어 한번도 해보지 못한 `폐호흡`을 시키는 게 괜찮은지?에 대한 의문이 자연주의 출산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여자의 입장에서는 `굴욕3종세트(관장, 제모, 회음부 절개)`를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자연주의 출산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산부인과에서 일반적으로 진행되는 `회음부 절개`에 대해 미국 산부인과 협회는 요실금 유발과 더딘 회복을 이유로 2006년부터 `제한적으로 시행`하라는 지침이 내려졌다.

또, (모든 병원이 그렇진 않지만) 유도제와 촉진제를 통해 아직 나올 준비가 안된 아이를 빨리 나오도록 하고, 심지어는 배를 누르면서 여러 `환자` 중 한 명이 아닌 아이와 부모가 만나는 `소중한 첫 순간`으로 기억하고픈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진=연앤네이쳐 탄생의 집)


자연주의 출산과정을 살펴보자.

출산 장소는 산모가 가장 편한 곳를 택한다.

집에서 조산사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조산원을 찾거나 최근에는 자연주의 출산 시설이 갖춰져 있는 병원을 찾기도 한다.

아이를 맞을 준비도 편안한 자세로 한다.

일반 병원에서 침대에 바르게 누워서 진통해야하는 것과 달리 걸을 수 도 있고 자세를 바꿀 수도 있다.

남편과 함께 가장 행복하던 시절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최대한 행복감을 느끼는 활동을 하거나 운동과 호흡을 통해 진통을 이겨낸다.

행복감을 느낄 때 나오는 `옥시토신`이라는 물질이 자궁을 수축해 아기가 잘 나오는데 도움을 준다.


(사진=연앤네이쳐)

이 때문에 자연주의 출산에서 남편의 역할은 중요하다.

일반 병원에서 산모는 누워있고, 남편은 침대주변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는 것과 달리 서로의 몸을 밀착해 키스를 하거나 사랑한다는 말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기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느끼면서 나온 아이들은 통증없이 `무통주사`를 맞고 나온 아이보다 태어난 후에도 엄마와의 교감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가장 먼저 엄마품에 안겨 아이와 교감을 한다.

태어나자마자 이런 저런 검사를 위해 엄마와 떨어져 깨끗해진 다음에 다시 만나는 일반병원과 달리 태어나자마자 엄마와 교감하고 모유수유를 하는 것은 자연주의 출산의 주요 과정이다.

탯줄은 아이 스스로 폐 호흡을 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렸다 잘려지고 부모와 아이가 함께 1시간 이상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의료진들은 자리를 피해준다.

일반 병원에서는 가능하지 않은 환경이다.


(주영훈-이윤미 부부의 수중분만 / 출처=주영훈 인스타그램)

자연주의 출산은 과거 르봐이예 분만, 그네 분만, 수중분만 등의 이름으로 불려왔다.

이 때문에 `자연주의`라는 말 자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비슷한 분만법을 최근의 트랜드에 맞춰 `자연주의`라고 붙인 일종의 `마케팅`용어라는 입장이다.

A산부인과 원장은 "영국이나 핀란드에서 시행되는 진정한 `자연주의 출산`은 의사의 개입이 전혀 없는 상태의 출산법을 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특히 `의료사고`에 대한 위험 때문에 의사의 개입이 전혀 없을 수 없어 진정한 자연주의라고 할 수 없고, 비용을 더 받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이 출산에 드는 비용이 일반 산부인과에서 30~50만원선(2박3일)이라면 보험이 적용안되는 자연주의 출산 병원에서의 출산비용은 200~300만원 선에 달한다.

게다가 자연주의 출산을 통해 낳은 아이들이 이 과정을 통해 더 건강하거나 더 똑똑하거나, 정서적으로 더 안정적이라는 연구결과는 아직 없어 의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렇다면 자연주의 출산을 선택한 사람들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을까?

바로, 부부가 `함께` 출산을 준비하고, 아기의 탄생부터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려는 양육에 대한 특별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다.

엄마 아빠는 출산 방법을 선택하는 과정부터 시간을 내 출산 수업을 듣고, 출산 과정에서도 호흡과 운동 등 모든 과정을 함께 해야 한다.

박지원 연앤네이쳐 원장은 "자연주의 출산은 단순히 `의료진에 맡겨진` 출산이 아니라 마인드컨트롤, 식단조절, 체중조절 등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출산이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한다고 해서 모두가 자연주의 출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고위험군 산모나 고혈압 등 지병을 앓고 있는 산모, 아기의 태반에 문제가 있는 등 일반 분만병원에서도 출산이 어려운 경우 자연주의 출산은 불가능하다.

또 병원에서 주사를 잘 맞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고통을 잘 못참는 사람은 자연주의 출산이 어려울 수 있다.

가족간의 의견일치가 되지 않는 경우에도 자연주의 출산을 피하는 것이좋다.

"왜 유난이냐?"라는 의견이 있으면 출산 과정에서 부부간 협조도, 자연주의 출산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교감도 떨어진다.

부모와 부부의 적극적인 협조에도 출산 당일 여러가지 이유로 자연주의 출산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사람의 생김새와 키, 체력이 다른 것 처럼 아이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아도 엄마가 이완을 잘 못하거나, 아이가 갑자기 심박수가 떨어지거나, 탯줄이 스스로 끊어져 버리는는 등의 예상치 못한 상황에는 자연주의 출산을 시도해도 어쩔 수 없이 제왕절개를 해야한다.

혹시 모를 상황에 맞닥드리더라도 그 과정에서 아이와 엄마아빠가 몸과 마음을 함께했다는 것을 중요하다고 느낄 자신이 있다면..자연주의 출산을 시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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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은 자연주의 출산 이야기.. 다음주 예고 : `굴욕 3종세트`의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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